"침·뜸을 세계에 알린 대가이자 봉사 정신으로 세상의 빛이 된 크나큰 자랑이셨습니다."
쑥 한 줌으로 뜸을 뜨는 '무극보양뜸'을 창안한 구당(灸堂) 김남수 옹이 오늘(16일) 고향인 전남 장성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
고인이 장성군 서삼면 금계리에 만든 구당침술원에서 열린 안장식에는 유가족과 제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스승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제자들은 고인이 남긴 발자취를 돌아보며 김 옹을 기렸습니다.
문승열 한국정통침구학회 고문은 추도사에서 "구당 선생님의 근본 사상은 희생과 봉사였다"며 "그가 제자들에게 물려준 가르침은 침뜸술을 잘 배워서 무료로 남의 병을 고쳐주자는 정신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문 고문은 "선생님은 수백만 이상의 환자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셨고 새 삶을 펼쳐 드렸다"며 "고결한 정신을 7천 제자는 가슴속에 새기고 간직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목동균 한국정통침구학회 고문도 추도사에서 "선생님의 봉사 손길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저 멀리 아프리카 잠비아에까지 미쳤다"며 김 옹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그러면서 "선생님께서는 인술을 가르치셨다"며 "돈과 명예 자랑 말고 봉사 정신을 계승하라는 말씀을 지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추도사 낭독과 제례를 마친 유가족과 제자들은 구당침술원에 서 있는 김 옹의 동상 기단부에 유골함을 안치했습니다.
1915년 전남 광산군(현 장성군)에서 태어난 김 옹은 부친인 김서중으로부터 한학과 침구학을 전수하여 1943년 남수침술원을 열었습니다.
중국 북경 침구골상학원 객좌교수와 대한침구사협회 입법추진위원장, 녹색대학대학원 자연의학과 석좌교수를 지냈습니다.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자원봉사상 금상을 받았고, 대통령 표창(2002년)과 국민훈장 동백장(2008년)을 받았습니다.
2015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무극보양뜸센터와 구당침술원을 열어
한의사 면허가 없었던 고인은 '무허가 의료행위' 논란에 휘말렸고, 헌법재판소로부터 2011년 사회 통념상 용인 가능한 시술이라는 판단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 옹은 지난달 27일 향년 105세로 별세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