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십 억 원을 주고받은 부동산 시행업자와 땅주인 등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송한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재개발 사업비리 의혹으로 몇 년째 몸살을 앓는 서울 동작구 상도11지구입니다.
상도동 재개발 사업은 2004년 6월 서울시가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건설사 대표 A씨는 아파트를 지을 경우 수백억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민영 방식의 주택사업을 추진합니다.
하지만, A씨는 이 지역이 주택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자신이 추진하던 민영방식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로비를 시작합니다.
A씨는 주민들로 구성된 재개발추진위원회를 해산시키기 위해 23억5000만원을 뿌리고, 구청 공무원에게도 2000만 원을 줬습니다.
특히 이 지역 토지를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한 재단법인 이사장에게 31여억 원을 주고 사업승인을 부탁했습니다.
로비자금은 모두 '건설 중인 자산'으로 회계 처리해 공사 원가에 반영시켰습니다.
검찰은 상도11지구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A씨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9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불법 로비자금은 환수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엄희준 / 서울중앙지검 검사
- "부당하게 분양가가 상승한다는 것이 이번 수사에서 밝혀진 가장 큰 특징입니다. 로비자금으로 사용된 것이 모두 원가로 반영되고 때문에 분양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모든 피해는 일반국민 또는 수분양자가 받게 됩니다."
재개발 사업이 표류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 지역 세입자 등 원주민들에게 돌아갔습니다.
▶ 인터뷰 : 서효성 / 상도11구역 세입자
- "저희가 바라는 것은 빨리 서울시에서 인가해 준 재개발대로 진행이 돼서 세입자들이 고통 없이 이주 대책하고 주거문제만 해결됐으면 운이 없겠습니다. 그 이상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 스탠딩 : 송한진 / 기자
- "이번 사업에 뿌려진 로비자금은 모두 공사원가에 반영돼 분양가 상승을 초래했습니다. 재개발 사업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송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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