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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7일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의 빈 교실에서 교사가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학교 현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로 등교 수업 등 대면 교육 활동이 제한됐던 탓에 교우 관계를 쌓는 게 유독 어려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주형 기자] |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나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또래 관계 형성을 잘 하지 못한 초1의 경우 부모가 자녀의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발벗고 나선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맘카페나 유치원 동기, 기존에 다녔던 학원 친구, 반모임 등을 최대한 활용해 마음에 맞는 또래를 엄마, 아빠가 찾아 자녀에게 '랜선 친구'를 맺어주는 것이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일선 초·중·고교는 온라인 중심의 학기말 학사일정을 마무리하고 대부분 이달말 전까지 겨울 방학에 들어간다.
경기 화성에 거주하는 초1 학부모는 "학기 중에 간혹 학교에 갔던 날도 아이들끼리 서로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쓴 채 대화를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았다"며 "학기 후반부로 갈 수록 아이가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 학부모 역시 지역 맘카페를 통해 자녀와 소통할 또래 랜선 모임에 들어갔다. 실제로 다수의 맘카페에는 자녀의 랜선 친구, 함께 소통할 친구를 구한다는 글들이 게시돼 있다.
초등 고학년 이상의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직접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는 인터넷 상의 친구 맺기가 더욱 활발한 분위기다. 청소년들의 '페친(페이스북 친구 줄임말) 만들기' '인스타 친구 맺기' 등 SNS로 교우 관계를 형성하는 현상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교육 현장에서 나오는 얘기다.
서울의 한 고1 학생은 "학교 친구들보다 SNS로 만난 친구들과 더 친한 편"이라며 "더 많은 얘기를 나누는 것도 SNS 친구"라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부모·교사들 중에서는 걱정스러운 반응을 내비치기도 한다. SNS 친구 맺기에 메몰돼 현실을 도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거나, 랜덤 채팅에 익숙한 청소년의 경우에는 의도치 않게 디지털 범죄에 노출되는 등 위험 사례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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