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코로나19로 몸도 마음도 유난히 추운 올겨울, 걱정거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해마다 이어져 온 연말기부문화인데요.
자영업자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진 데다가 밖을 나가기조차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레 기부도 줄어든 것 아니냐는 예상이 많습니다. 사실을 확인해 봤습니다.
■ 단체별 연말 기부 통계 살펴보니
대표적인 기부모금 단체인 구세군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난해 12월 통계를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연말마다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구세군부터 살펴봤습니다.
12월로 한정해 진행되는 거리모금액은 2019년(27억 5백만 원)의 70%에 불과한 수준(19억 1천만 원)으로 확연히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규모 자체도 축소시킨 영향도 있었지만, 이를 감안해도 감소폭이 컸습니다.
하지만, 매달 이뤄지는 온라인 모금 상황은 정 반대였습니다. 12월에만 2019년(4천 8백만 원)의 2배에 이르는 금액(9천 4백만 원)이 모였고, 기업모금에서도 2019년(28억 5천만 원)을 웃도는 수치(30억 6천만 원)가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총금액은 소폭 감소(56억 3백만 원 ->50억 6천4백만 원)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살펴봤습니다.
역시 12월(12.1~12.24)만 놓고 보면 개인 기부자 수는 29만 4,267명에서 14만 2,119명으로 급감했지만, 기부금액은 440억 원에서 411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소폭 줄었습니다.
법인단체 기부까지 보태면 현재까지 연말·연초 목표액(3,500억 원)의 94.1%(3,292억 원)를 달성했습니다.
코로나19로 목표액을 2019년(4,257억 원)보다 약 18% 낮게 잡긴 했지만, 크게 위축되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 "걱정했던 것보다는…"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개인 기부는 확실히 줄었지만, 다행히도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현 상황에도 적극적인 기부참여를 해주면서 금액 자체가 크게 줄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세군 관계자는 "개인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서 고액 기부는 사라졌지만,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부는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면해서 하지 못하는 것들을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직 온정은 남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결국, "코로나19로 연말 기부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물음은 "절반의 사실"로 판단됩니다.
[ 정태웅 기자 / bigbea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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