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타이어 등으로 만드는 인조잔디는 발암물질인 납성분이 들어 있어 문제가 됐었죠.
그런데 내구연한이 지나 폐기 처분해야 할 인조잔디를 엉뚱하게 강변 운동장에 재사용한 지자체가 있습니다.
해당 지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미세플라스틱이 하천에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영산강변에 있는 야구장입니다.
그런데 야구장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온통 흙 밭으로 변했고, 멍석처럼 말린 게 눈에 들어옵니다.
자세히 보니 군데군데 찢어진 폐인조잔디입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지난여름 수해 때 이곳 하천부지가물에 잠겼었는데, 인조잔디도 물에 휩쓸렸다가 고스란히 폐기물이 됐습니다."
인근 운동장에서 교체 공사를 하고 나온 폐인조잔디인데, 지난해 말 야구장에 재사용된 겁니다.
▶ 인터뷰 : A씨 / 제보자
- "5톤 차 빌려서 싣고 여기저기 나눠주고 했었어요.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안 가지고 간다' 하니까 '왜 안 가져가느냐' 싸우고…."
다른 운동장에는 아예 중장비를 동원해 폐인조잔디를 땅에 묻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들춰보니 미세플라스틱이 먼지처럼 우수수 떨어집니다.
▶ 인터뷰 : B씨 / 제보자
- "자기들 보기 흉했으면 다시 걷어서 폐기처분해야 함에도 은폐하고 그러면 되겠어요?"
관할 구청은 중금속 함량이 기준치 이내여서 예산 절감을 위해 재사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광주 광산구청 관계자
- "일부 폐기물 처리를 했고, 나머지 상태가 양호한 것은 재사용을 했거든요. 흙으로 덮어 놓은 게 아니고 준설토가 와서 덮어버린 거예요."
환경부는 내구연한인 8년이 지난 인조잔디는 고무 대야 등 다른 제품으로 재활용할 것을 권장했지만, 허가 업체를 통하지 않은 일반인의 재사용은 금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재사용 범위나 활용에 대한 지침은 따로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생활체육시설과 학교운동장 등 전국 인조잔디 구장은 어림잡아 4천500여 곳, 해마다 1만 톤가량의 폐인조잔디가 쏟아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세플라스틱과 중금속 오염이 될 수 있는 폐인조잔디에 대한 제도 마련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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