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연일 1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비롯한 추가 대책을 27일 발표한다.
전국 곳곳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잇따른 데다 성탄절인 25일 역대 최다인 1200명대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방역 고삐를 더욱 죄는 모양새다. 여기에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도 27%에 달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 1월 3일까지 5인 이상 모임금지 등의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도 시행하고 있지만 확산세가 당분간 꺾일지는 미지수다. 최근 일본에선 기존보다 56% 전파력이 강한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체가 우려하는 상황이다.
◆2.5단계 종료 임박…50만개 시설 셧다운 불가피
정부는 27일 오후 3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를 열어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포함한 추가 방역 대책을 확정한다.
현재 수도권에는 2.5단계, 대부분 비수도권에는 2단계가 시행 중인데, 오는 28일 끝이 나는 만큼 이들 조치의 연장이나 추가 격상 등을 결정해야 한다.
사실상 사회·경제적 '봉쇄'에 가까운 3단계가 발령되면 필수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 이용시설 운영이 중단된다. 2.5단계까지와 달리 전국 단위 조치며 전국 50만개 이상 시설이 문을 닫을 전망이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야기되는 만큼 정부도 상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현재로서는 2.5단계 연장에 무게가 실리지만, 전날 확진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3단계 격상 압박은 다소 커진 상황이다.
3단계 격상 기준은 일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가 800~1000명일 때다. 1000명 이상 확진자가 처음 나온 날은 지난 12일이며 3단계 기준은 이미 충족된 상태다.
◆3단계 격상 시 어떤 조치…미용실·학원 못 간다
3단계가 되면 모임·행사는 기존 2.5단계 '50인 이상 금지'에서 '10인 이상 금지'로 제한된다. 전국적으로 내년 1월 3일까지 전국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상태인데, 발표 당시 정부는 "결혼식과 장례식의 경우 예외적 성격을 감안해 2.5단계 기준인 50인 이상 금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3단계가 발령되면 결혼식 자체가 금지된다. 장례식장의 경우 집합금지 제외 시설로 적용돼 3단계 격상 시 기존 가이드라인대로 10인 이상 금지가 될 전망이다. 백화점, 결혼식장, 영화관, 공연장, PC방, 오락실, 독서실,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미용실도 문을 닫는다.
유흥시설 5종과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노래방, 실내스탠딩공연장, 실내체육시설 등은 2.5단계와 마찬가지로 문을 닫아야 한다. 복합쇼핑몰, 아웃렛,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시설(종합소매업 300㎡ 이상)도 영업을 할 수 없고 체육시설, 경륜·경마 등도 인원 제한 없이 손님을 받지 못한다.
음식점은 밤 9시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8㎡(약 2.4평)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이 제한된다.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2.5단계에서 특별조치로 집합금지 명령을 받은 학원을 비롯해 실내·외 구분 없이 모든 국공립 시설의 운영이 중단된다.
어린이집을 포함한 사회복지시설은 휴관·휴원이 권고되지만 긴급돌봄 서비스는 유지된다. 학교 수업은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며 모든 스포츠 경기는 전면 중단된다.
다만 병원·약국 등 의료시설 및 전기·교통·배송 등 산업 관련 시설, 정부·공공기관, 마트, 편의점, 일반음식점, 고시원, 호텔 등은 필수 시설로서 집합금지 제외 시설로 뒀다.
◆변종 코로나 일본 상륙…아시아 대확산 우려
최근 일본에서는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체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26일 일본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본인 5명은 이달 18~21일 하네다공항(2명)과 간사이공항(3명)을 통해 귀국했고, 공항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서 이들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변종으로 드러났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무라 노리히사 일본 후생노동상은 "공항 검역에서 양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국내 도착 후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는 형태의 접촉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56% 더 강한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은 입장이다.
최근 런던열대의학대학원 산하 '감염병의 수학적 모델링 센터'는 "전파력 외에 이 변종 바이러스가 코로나19의 원형 바이러스와 비교해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변종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크기 때문에 올해보다 내년에 더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9월 말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처음 나타난 코로나19 변종은 현재까지 네덜란드,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확진자가 나온 상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 변종 역시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더 강하고,
영국과 남아공에서 각각 처음 발견된 2개의 변종 바이러스는 유사하지만 따로 진화해왔다. 둘 다 'N501YU'라고 불리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인체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있어 중대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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