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성탄절인 25일 업무에 복귀하면서 월성 원전 1호기 의혹에 대한 윗선 수사가 다시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정당성을 확보한 윤 총장은 그동안 주춤했던 수사지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등 의혹에 핵심 관계자로 꼽히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가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관련 자료를 몰래 삭제하는데 관여한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공무원 3명을 기소한 후 원전 조기 폐쇄 결정 주체 실체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 부하 B씨에게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한 산업부 국장급 공무원 A(53)씨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검찰 등에서 "2017년 12월 등에 백운규 당시 전 장관에게 월성 원전 조기 폐쇄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월성 원전 1호기를 조기 폐쇄하더라도 이사회의 결정 직후가 아닌 운영변경 허가 때까지 미뤄달라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백 전 장관은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직원을 질책하면서 보고서 재검토 등을 지시, 한수원 이사회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가동을 즉시 중단하라는 방침을 정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등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12월 6일과 2018년 3월 15일 대통령 비서실에 월성 1호기 폐쇄 추진 계획 안건을 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한수원 신임 사장 경영계약 시 후속 조치 이행을 명시해 이사회 설득 책임도 부여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계획도 전했다고 한다.
실제 산업부는 2018년 5월 29일 당시 정재훈 한수원 신임 사장 경영성과협약서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이행 등을 포함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
검찰은 조만간 백 전 장관 등을 소환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청와대 관여 여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