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약국, 청소년지원기관이 위기에 처한 청소년을 발굴해 지원하는 제도가 울산에서 시행된다.
울산시는 청소년 안심약국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울산시약사회와 지역 5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함께 한다. 가출, 임신, 폭력 등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이 안심약국으로 지정된 38개 약국을 찾으면 진통제, 응급처치약품, 임신테스트기 등을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다. 안심약국에는 이를 알리는 현판이 붙어 있다.
안심약국에서는 약을 처방받은 청소년들의 상황을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전달하고, 센터에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면 청소년 보호 조치에 나선다. 안심약국 제도는 전국에서 처음 시행되는 것으로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 발굴과 지원 역할을 맡게 된다.
이 제도는 지난해 9월 북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제안해 울산 북구에서 처음 실시됐다. 북구지역 8개 약국이 동참했는데 올해 8월까지 1년간 127건의 약국 방문이 있었다. 실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자해했거나 성 문제로 약국을 찾은 청소년들이 제도의 도움을 받았다.
울산시는 이 제도가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 청소년 발굴과 지원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이번에 울산시 전체 사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김영민 북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청소년 뿐 아니라 가정폭력과 학대를 받는 만 9세 이하 아동의 임시 보호와 지원 역할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청소년들의 위험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고, 잠재적인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이 발생했을 때 조기에 개입할 수 있어 청소년 안전망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다"며 "청소년들이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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