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갑질' 동대표 철창 신세 이어 아파트 쫓겨난다

경비원에게 허드렛일을 시키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폭력까지 행사한 아파트 동대표가 철창 신세가 된 데 이어 아파트에서도 쫓겨나게 됐습니다.

오늘(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노원경찰서는 노원구의 한 아파트 동대표 A씨를 강요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A씨는 경비원에게 자신과 자녀의 개인 이삿짐을 옮기도록 강요하고 자녀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게 하는 등 개인적인 일에 경비원을 동원한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경비원에게 아파트 텃밭도 가꾸도록 했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을 폭행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경비원에 대한 갑질 정도가 심각해 구속 필요성이 인정됐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A씨의 갑질 행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아파트 관계자들을 내사하다 또 다른 동대표와 관리소장 등 6명이 아파트 관리비를 횡령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이들은 아파트 사업 관련 업체 선정이나 공사대금 처리 과정 등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리비 관련 비위가 드러난 이들 6명도 횡령 등 혐의가 적용돼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됐습니다.

한편 구속된 A씨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자체 조사에서도 갑질 문제가 드러나 아파트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습니다.

노원구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SH에서 관리하는 임대아파트로,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9월쯤 A씨의 갑질과 일부 동대표의 관리비 횡령 등을 문제 삼아 SH에 신고했습니다.

조사에 착수한 SH는 A씨가 경비원을 대상으로 갑질을 하고 인사 등 각종 관리사무소 업무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SH는 A씨에게 관리규약 위반을 근거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6개월 안에 퇴거하라고 안내했습니다.

SH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 내용과 횡령액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