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천 명씩 늘어나면서 병상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어제 기준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 575개 가운데 38개만 남아 있습니다. 비율로는 6.6%뿐입니다.
그제(18일)의 48개에서 하루새 10개가 줄어든 것입니다.
연일 수백 명씩 확진자가 쏟아지는 수도권의 사정이 더욱 좋지 않습니다.
수도권 중증환자 치료 가용 병상은 어제 기준 경기 2개, 인천 1개 등 3개에 불과합니다. 특히 서울은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은 물론 일반 중환자 치료병상도 바닥이 난 상태입니다.
비수도권 상황도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전, 충북, 충남, 전북, 경북 등은 당장 이용할 수 있는 병상이 단 한 개도 없습니다. 부산, 대구, 광주 등 다른 지역도 병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한 자릿수에 그쳐 급증하는 환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됐거나 혹은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준-중환자'용 치료 병상은 13개가 남아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95개 병상을 확보했지만 82개는 이미 사용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사망 위험이 큰 위중증 환자 수는 좀처럼 줄지 않아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등의 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환자는 278명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3일(179명)과 비교해 100명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병상 대란'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평소 지병(기저질환)을 앓고 있거나 고령층인 '고위험군' 환자는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이미 자택에서 입원 치료를 기다리며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께 서울 구로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후 자가격리 중이던 60대 남성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자택에서 입원 대기 도중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서울에서는 앞서 지난 12일 확진된 60대 환자가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15일 숨진 채 발견된
이처럼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정부는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학병원 등을 대상으로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까지 내린 상태입니다.
중수본은 상급종합병원은 의료기관 허가 병상 수의 최소 1%, 국립대병원은 허가 병상 수의 1% 이상을 각각 확보해 중증환자를 치료할 전담 병상으로 확보하고 이달 내 가동하도록 명령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