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집단발생한 충북 괴산 성모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도 받지 않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나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해당 환자가 옮겨간 충북 음성의 정신질환 치료병원에서는 이틀 동안 환자 등 36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오늘(19일) 괴산군과 음성군에 따르면 이날 30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한 음성 소망병원의 감염원은 괴산 성모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지난 15일 이 병원에 되돌아온 환자 A씨로 보입니다.
두 병원은 환자 왕래가 빈번한 협력의료기관입니다.
소망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A씨 역시 지난달 30일 괴산 성모병원에 입원해 골절 치료를 받았고, 퇴원 당일 코로나19 검체검사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모병원 측은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A씨 등 환자 4명을 소망병원과 현대병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소망병원과 현대병원은 같은 의료법인이 운영하는 동일단지 내 병원입니다.
소망병원으로 돌아간 A씨와 현대병원으로 복귀한 B씨는 그곳에 도착해 5시간이 경과한 뒤에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현대병원은 잠잠했지만, 소망병원의 경우 17일 6명, 18일 30명이 확진되는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소망병원 확진자 중 6명은 최근 괴산 성모병원에서 진료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확진자는 이들 6명과 같은 병동에서 지낸 환자(26명)와 간병사(4명)입니다.
협력관계인 소망병원의 외래 환자를 전담치료하는 괴산 성모병원은 매일 오후 2시 치료를 마친 환자들을 소망병원으로 돌려보냅니다.
지난 15일에도 이런 관행에 따라 4명의 환자를 돌려보낸 것인데, 당시 2명은 검진검사가 음성으로 나왔으나 A씨와 B씨는 결과가 나오기 전이었습니다.
A씨 등은 아무런 제재없이 원래 입원한 병원으로 되돌아갔고, 이 과정에서 병원 내 상당한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병동 환자들이 공용 화장실과 욕실을 사용하는 것도 바이러스 확산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괴산 성모병원에서도 15일 A·B씨를 시작으로 16일 9명, 17일 11명의 확진자가 꼬리 물고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두 병원 확진자만 58명에 이릅니다.
전국의 하루 확진자가 1천여 명을 넘나들 정도로 코로나19가 확산환 상황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의료기관의 안일한 대처가 병원 간 연쇄감염을 유발한 것입니다.
이 병원에서 치료받다 지난 11일 경기도 안성 노인요양병원으로 이송된 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소견서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괴산 성모병원은 이 환자에 대해 퇴원 당일 코로나19 '음성'이라고 적은 소견서를 보냈는데 확인 결과 이날 검진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환자는 안성
괴산 성모병원 관계자는 "지날달 21일 검체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고, 의심 증세가 없었던 데다 환자가 서둘러 안성병원으로 가기를 희망해 소견서를 쓰는 과정에서 날짜를 오기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