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이틀 1000명대를 보이면서 방역 대응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13일 이후 닷새간 신규 확진 1000명이 넘는 날이 벌써 3차례다.
특정 지역에서만 집중 발생했던 1차·2차 유행 때와 달리 3차는 직장, 건설현장, 종교시설, 교정시설, 학교, 체육시설, 요양시설, 어린이집 등 일상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키장에서도 n차 감염이 발생, 또 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잇단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3단계 기준(전국 800∼1000명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까지 충족하면서 정부는 이제 추가 격상을 고민하고 있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14명으로, 직전일인 16일(1천78명)에 이어 이틀 연속 1000명 선을 넘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한 이후 1000명 대 확진자가 이틀 연속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689명→950명→1030명→718명→880명→1078명→1014명 등으로, 하루 평균 908.4명씩 발생한 셈이다. 방역당국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삼는 지역발생 확진자는 같은 기간 673명→928명→1000명→682명→848명→1054명→993명 등 일평균 882.6명에 달한다.
수도권 확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전날 수도권 내 지역발생 확진자는 총 784명이었다. 서울이 420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가 284명, 인천은 80명이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 확진자가 늘어나는 점도 우려할 사항이다.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1만1241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3383명으로, 전체의 30.1%를 차지한다. 더욱이 60대 이상 확진자의 다수는 감염에 취약한 요양병원·시설에서 나오고 있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급증하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지난 16일 하루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숨지거나 사후 확진된 사망자는 총 22명으로, 하루 사망자 숫자로는 가장 많았다.
인공호흡기,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고유량 산소요법 등의 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환자 역시 242명으로, 이달 1일(97명)의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나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적으로 40여 개에 불과하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2개, 서울·인천 각 1개 등 가용 병상이 4개뿐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에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 역시 10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876명이다. 이날 확진자 역시 1000명을 넘을 경우 최근 1주간 지역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900명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앞으로도 당분간 확진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선제적 검사가 증가해 숨어있는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면 일시적으로 확진자 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최대한 빨리 확진자 수를 감소시키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급증에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위한 내부 검토에 돌입했지만 신중한 모습이다. 거리두기 최고 단계에 해당하는 3단계로 올릴 경우 최대 202만개의 시설이 문을 닫거나 운영을 제한하는 등 사회·경제적 충격이 큰 만큼 현재의 유행 상황, 확진자 발생 양상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의료·방역 체계도 아직은 여력이 있다는 의견도 있어 당장 '3단계'로 올리는 대신 '핀셋 강화'로 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전날 방역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19일부터 열흘간 홀덤펍을 집합 금지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홀덤펍은 술을 마시면서 카드게임(홀덤)을 하는 곳으로 서울 이태원 등의 5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2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현재 정부에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연말연시를 맞아 수도권의 숙박시설·파티룸 주관의 파티·행사를 지난 1일부터 28일까지 금지하고 있다. 또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비수도권 스키장에 대해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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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광장에 줄 선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인근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12.17 hi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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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 앞 길게 늘어선 대기 행렬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2020.12.17 hi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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