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꺽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일일 신규 확진자 103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뒤 하루만인 14일 700명대로 급감했지만 15일 다시 800명대로 치솟으면서 불안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설상가상 대표적인 위험도 지표 중 하나로, 언제·어디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전날 현 상황에 대해 "본격적인 대유행 단계에 진입한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하루에 950명에서 1200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정부는 이번 3차 대유행을 진정시키기 위해 수도권에 임시 선별검사소 150곳을 추가로 설치해 대대적인 선제검사에 들어간 데 이어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 중이다.
아울러 병실 부족이 현실화하면서 중환자 병상·감염병 전담병원·생활치료센터 확충과 함께 의료진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80명으로 집계돼 직전일(718명)보다 162명 많았다.
이 같은 확산세는 코로나19가 경증·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일상 공간으로 파고들면서 크고 작은 새로운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가 일평균 774.4명에 달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점차 3단계 기준(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에 근접하고 있다.
정 방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최근 감염 동향에 대해 "가족·지인·동료간 전파가 주된 전파인데 이는 행정적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연말을 맞아 가족·지인 간 모임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가급적 모임은 취소하고, 직장에서도 회식이나 소모임을 금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감염경로 불명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2주간 새로 확진된 9천283명 가운데 23.8%에 해당하는 2천208명의 감염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 비율은 이달 9일 19.0%, 10∼12일 20%(20.5%→20.9%→20.3%)를 유지하다가 13일 22.3%로 오른 뒤 전날에는 23.8%로 1.5%포인트 더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감염 취약층인 60대 이상 고령 확진자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6∼12일 1주간 전체 확진자 가운데 60대 이상 비율은 32%로, 직전주
정 본부장은 "댐이 무너지듯 방역망이 무너졌을 때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서 방역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국민 개개인의 방역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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