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모임과 요양원 관련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린 충북 제천에서 13일 오전에만 15명의 확진자가 새로 발생했습니다.
이 지역 하루 확진자로는 역대 가장 많습니다.
대대적인 진단 검사를 통해 집단·연쇄감염의 고리가 끊길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은 지역경제가 20일 가까이 멈춰서자 불안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충북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때는 지난 2월 20일입니다.
제천에서는 이보다 6개월 뒤인 8월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그 후 지난달 18일까지 3명이 추가 확진됐지만, 브라질·미국 입국자 등이어서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을 기해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확진자가 포함된 일가친척이 김장을 함께 하고 나서 연쇄감염이 시작된 겁니다.
게다가 이달 3일에는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시작된 집단감염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했습니다.
이런 감염고리 속에 지난달 25일 이후 19일간 양성 판정을 받은 제천 주민은 무려 166명이나 됩니다.
이 가운데 지난달 28일과 30일, 이달 8일에는 하루 동안 무려 14명씩이나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상천 시장은 그제(11일) 브리핑에서 "청정지역이라는 자부심이 낳은 방심 속에 방역수칙을 소홀히 한 것에 대한 결과"라며 "시장으로서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이틀만인 오늘(13일) 교회를 매개로 집단감염이 또 발생했습니다.
이날 하루 목사와 신도 9명을 포함해 15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받으면서 제천의 일일 최다 확진자 기록도 바뀌었습니다.
방역당국은 한 신도가 지난 4∼5일 대구의 교회 행사를 다녀온 뒤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 관계자는 "확진자의 접촉자에 대한 진단 검사가 이뤄지는 중이어서 당분간 제천지역 확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하루 15명을 웃도는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날 현재 생활치료센터나 의료원, 병원에 격리돼 치료받는 충북 확진자는 제천 130명을 포함해 모두 249명입니다.
치료받는 환자 2명 중 1명이 제천시민인 셈입니다.
이들 중 폐렴 증상 등이 있는 위중증 환자 12명은 충북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인후통이나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75명은 청주·충주 2곳의 의료원에서 치료받습니다.
19일째 바이러스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제천시민 13만3천203명 중 13.5%가 코로나 검사를 받을 만큼 현지 분위기는 '패닉' 그 자체입니다.
음식점과 카페 등은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거나 아예 문을 걸어 잠갔고, 인적 없는 거리 풍경도 을씨년스럽습니다.
제천시 천남동에서 보리밥집을 운영하는 A(57)씨는 "코로나19가 일찍 종식돼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달 28일부터 가게 문을 닫았는데, 상황이 계속 안 좋아지는 것 같아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