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3차 대유행의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의 타이밍이 아쉽다면서 조만간 3단계 상향 조치가 있더라도 확진자수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3일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나온 신규 확진자 수는 1주일 또는 열흘 전 감염된 사람의 숫자"라며 "내일부터 진단검사 수를 더 확대한다고 하니 앞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500명, 3000명까지도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단계는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그래도 완전한 봉쇄는 아니다"라며 "겨울철인데다 풍선효과도 있고 해서 단계를 격상하더라도 확산세는 바로는 안 잡힐 듯하다"고 내다봤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되더라도 확산의 불길이 빠르게 잡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 교수는 "확진자 수는 당분간 증가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라며 "어쩌면 지금 추세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차 유행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 조정, 현재 3차 유행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정 타이밍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앞서 지난 8∼9월 유행 당시에는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려서 불씨를 일단 잡았는데 잔불이 남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1단계로 내렸고, 이후 거리두기 단계를 5단계로 개편하면서 기준도 완화했다"라면서 "최근 유행에서는 거리두기 상향 기준에 충족했는데도 실제 단계를 격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도 "그동안 전문가들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대유행이 온다는 것을 전제로 방역을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에 따라 사실은 거리두기 단계를 이미 올렸어야 했다"라며 "확진자 수가 올라갔던 초기에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할 게 아니라 2.5단계 이상으로 올렸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과제로 진단검사 확충과 병상 확보를 제시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진단검사를 빨리해서 감염된 사람들을 신속하게 찾아야 한다"며 "앞서 'K-방역'의 핵심은 진단검사였다.(신속한 검사로) 양성
그러면서 "지금 환자 증가 추세를 보면 생활치료센터를 하루에 몇 개씩 만들어도 부족한 상황이다. 오늘만 1천명이 나왔는데 3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규모 센터를 하루 1개씩 만들어도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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