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6개월 된 입양된 영아를 온몸이 골절 되고 장기가 파열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하고 묵인했다는 혐의를 받는 입양 부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는 숨진 A양의 입양모 B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입양부 C씨는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지난 8일 불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B씨는 올해 1월 A양을 입양한 후 지난 6~10월 동안 상습적으로 A양을 폭행해 숨지게 만든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B씨가 A양의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했고 A양은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강 내 출혈 등 복부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 밖에 A양은 쇄골 골절상을 비롯해 소장, 대장, 장간막 파열 등 심각한 상해를 입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B씨는 조사 과정에서 A양이 밥을 먹지 않아 화가 나 배를 손으로 때리고 들어 올려 흔들다가 떨어뜨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사망 당일 피해자의 동영상과 '쿵' 소리가 들렸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 범행 현장에는 외부인 출입흔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깊은 고민 없이 친딸과 터울이 적은 동성 여아를 입양했지만 양육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 학대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C씨는 A양의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진 것을 알면서도 B씨의 아동 학대 행위를 묵인한 혐의를 받는다. A양의 몸무게가 현저히 감소하고 전신에 발생 시기가 다른 다발성 골절이 발견됐지만 C씨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B씨로부터 A양 학대를 암시하는 문자를 받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대학교수, 아동보호전문기관, 입양기관 등과 함께 아동학대사건관리회의를 개최해 아동학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아동학대 피해자
검찰은 "아동학대사건관리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입법 건의 등 필요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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