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필요조치 한 병원에 환자 낙상사고 책임 묻기 어려워"

환자 낙상사고의 책임을 병원에 묻기 위해서는 병원이 조치하지 않은 부분과 사고의 인과관계를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병원이 간호사에게 중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게 하고, 침상 안전벨트를 준비하는 등 필요조치를 했다면 사고 발생만을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원을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낙상사고를 당한 A씨가 어떤 경과로 떨어졌는지 명확히 확인할 수 없어 병원의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는지 (원심은) 충실히 심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간호사가 낙상사고를 당한 A씨의 상태를 마지막으로 살핀 뒤 15분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7년 12월 급성 담낭염으로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침대에서 떨어져 뇌손상을 입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병원이 환자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공단이 부담한 치료비 2억9000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환자 관리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며 병원이 공단에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심에서는 공단이 부담한 진료비 집계액이 늘며 지급액도 1억7000만원으로 늘었다.
[정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