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연일 6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중환자 병상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습니다.
오늘(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전국 중환자 병상과 코로나19 환자 전용 중환자 병상을 합친 총 550개 가운데 환자를 바로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은 8.2%인 45개뿐입니다.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등이 필요한 위·중증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의 가동률이 90%를 넘어선 상황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져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지만, 병상은 점점 포화상태에 달하고 있습니다.
중환자 병상은 직전일과 비교해 10개나 더 줄었는데 당국의 병상확보 노력이 환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3차 대유행의 중심지인 수도권의 경우 남은 중환자 병상이 13개에 불과합니다. 서울 7개, 인천 5개, 경기 1개 등 모두 한 자릿수의 가용 병상만 남아 있습니다.
비수도권 가운데 대전·충남·전북·전남·경남 등 5개 시도는 확보한 병상이 모두 사용 중이어서 가용 병상이 단 한 개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 밖의 지역도 병상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광주·충북·경북 각 1개, 부산 3개, 강원·대구 각 5개, 제주 6개, 울산 10개의 병상이 각각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위·중증 환자가 아닌 일반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하는 감염병 전담 병상의 경우 전국 4천657개 가운데 30.5%인 1천424개를 이용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정부가 지속해서 보유 병상을 확충하고 있지만, 신규 환자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가동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가 격리 생활하는 전국 19개 생활치료센터는 정원 4천49명의 34.9%인 1천412명을 더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 병상 부족은 이미 현실화했고, 나아가 전체적인 의료 시스템의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 병상 부족은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실은 시설과 장비를 갖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인력도 많이 필요해 단시간에 확충이 어렵다"면서 "다른 질환의 병상을 가져와야 하는데, 그러면 다른 질환의 치료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