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연이어 격상했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는 좀체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600명대까지 치솟으며 더 확산하는 형국입니다.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지난달 19일 1.5단계, 24일 2단계로 각각 격상된 데 이어 이달 1일부터는 2단계에 더해 사우나·한증막·줌바·에어로빅학원 등 집단감염이 발생한 고위험시설에 대한 추가 규제를 포함한 '2+α' 조치가 시행 중이지만 이들 조치가 아직은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비수도권의 거리두기도 지난 1일부터 1.5단계로 일괄 격상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2단계를 적용 중이지만 신규 확진자는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실제 전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6일부터 400∼500명대를 오르내렸으나 오늘(4일)에는 629명을 기록해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하루 1천 명 이상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거리두기 단계의 추가 격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심각하다. (의료) 현장에선 상황이 급박하게 나빠진다"면서 "이 정도라면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린 것이 거의 효과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이 전파의 고리를 끊어내야 확진자 수가 줄어든다. 적어도 수도권은 거리두기 단계 (추가) 격상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못 끊어내면 미국이나 유럽과 다르지 않은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번 겨울철 유행이 보다 크고 장기간 유행할 것이라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고, 상당히 위기감을 느끼면서 경고 사인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거리두기 추가 격상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는) 거리두기 상향을 머뭇거리는 것이 경제적 피해와 국민 피로감 때문이라고 하는데 아예 단계를 올려서 (방역을) '굵고 짧게'해 환자를 줄인 다음에 단계를 낮춰야 오히려 피해가 적고 국민 피로감도 적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자칫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인명피해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사망자가 꾸준히 나오고 위중증 환자도 늘어 이미 몇몇 지역에서는 중환자 병상이 꽉 차서 위기 상황"이라며 "폐렴, 심근경색, 뇌졸중, 암환자, 수술환자 등 (일반) 중환자도 치료해야 하는데 방역당국에서는 이 부분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역시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에게 감염 전파를 일으키는지를 계산한 '감염 재생산 지수'가 줄긴 했지만, 아직 1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확진자 발생 추이, 감염 재생산지수 등을 고려하면 아직 이번 유행의 정점이 오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기 교수는 "최근 확진자가 나오는 양상을 보면 가족·지인 등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서 감염이 발생하고, 이들 중 일부가 직장이나 학교 등으로 가서 추가 감염이 발생하는 식"이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를 추가 격상한다고 해도 확진자 감소 폭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보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