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집단발병이 연일 터져 나오면서 이번 '3차 대유행'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입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400∼500명대를 기록하면서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에 점차 근접해 가고 있습니다. 하루 최다 기록(2월 29일, 909명)에는 못 미치지만 300명 이상 나온 날은 이미 1차 대유행 당시를 웃돕니다.
특히 이번 유행의 확산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최다 수치 역시 1차 대유행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미 하루 1천 명 이상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끝낸 학생들이 대거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있어 향후 코로나19 흐름의 변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방역당국도 이를 고려한 듯 수험생과 가족들에게 외식과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오늘(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40명을 기록했습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6일∼28일 사흘 연속 500명대를 나타냈다가 이후 3일간은 잠시 400명대로 내려왔으나 다시 500명대로 올라선 상황입니다.
지난달 19일부터 전날까지 보름간 일별 신규 확진자를 보면 325명→348명→386명→330명→271명→349명→382명→581명→555명→503명→450명→438명→451명→511명→540명 등으로, 이 기간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300명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300명 이상 14차례 가운데 400명대는 3차례, 500명대는 5차례입니다.
100명 이상 세 자릿수는 지난달 8일부터 전날까지 26일째 이어졌습니다.
이는 1차 대유행 때와 비교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닙니다.
당시 300명 이상 나온 날을 보면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2월 말 3월 초의 11일(2.27∼3.8, 449명→427명→909명→595명→686명→600명→516명→438명→518명→483명→367명)이 전부였습니다. 이 전후로 200명대는 5차례, 100명대는 14차례가 나왔을 뿐입니다.
하루 최다 수치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이미 1차 대유행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는 셈입니다.
이날 오전 발표될 신규 확진자 역시 최소 500명대 중반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381명으로, 직전일(360명)보다 21명 많았습니다.
이날 0시 기준 확진자가 540명을 기록해 전날 오후 6시 중간 집계보다 180명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적게는 500명대 중반에서, 많게는 600명 안팎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대다수는 지역감염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날의 경우도 540명 가운데 95.6%인 516명이 지역발생 확진자였습니다.
그중 수도권(419명), 특히 서울에서만 260명의 환자가 나오면서 전체적인 확산세를 주도했습니다. 이는 1주 전인 지난달 26일의 207명을 뛰어넘은 최다 기록입니다.
이는 학교, 직장, 병원 등 일상 곳곳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연일 발생하는 것과 더불어 기존 사례에서 파생된 'n차 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하는 데 따른 것입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수능을 끝낸 학생들이 자칫 새로운 감염의 고리가 되지 않도록 방역의 고삐를 한층 더 조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간 오랫동안 시험 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학생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친구나 지인들과의 만남을 가지면서 자칫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능 직후가 더 걱정"이라면서 "많은 사람이 수능에만 집중하는데 수능 직후 긴장감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방역 관리 측면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정부도 학생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모임은 물론 가족 외식까지도 당분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대학별 고사가 몰리는 이달 22일까지 대학 인근 카페나 고사장 등 학생들이 자주 방문하는 시설에 대한 방역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신규 환자가 늘면서 1∼2주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위중증 환자 수도 덩달아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날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등이 필요한 위중증 환자는 직전일(101명)보다 16명이 늘어 총 117명에 달했습니다.
중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상 부족은 점점 현실화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중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그제(2일) 기준으로 전국에 총 66개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이는 전체 중환자 병상 548개의 12%에 불과한 것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