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대규모 감염병 사태 속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금부터의 방역 대응이 한층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지역감염이 심각한 상황에서 49만명의 수험생이 뒤풀이 등을 위해 대거 쏟아져 나올 경우 자칫 더 큰 확산을 촉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능 직후가 더 걱정이다. 많은 사람이 수능에만 집중하는데 수능 직후 긴장감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방역 관리 측면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수능 직후 예정된 대학별 수시전형 논술·면접고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입시 과정에서의 면접과 논술 등이 남아 있는 만큼 학생들이 또 학원으로 몰릴 수 있다"면서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이런 상황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수능은 국가 단위의 큰 시험이지만 이후 논술과 면접 전형 등은 대학 단위의 행사"라면서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드는 문제인데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이같은 수능 이후의 상황을 우려하면서 대외 활동 자제와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그 동안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 각종 모임이나 외출을 자제해오던 분위기가 자칫 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심각한 유행 상황을 고려할 때 가족 간 외식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간 힘들게 공부해 온 시간을 생각하면 오늘 하루만큼은 압박감을 털고 마음껏 즐기라고 하고 싶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수능 이후에도 입시 전형이 계속되므로 애써 공부한 수험생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사회 구성원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가급적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역시 "수능을 끝낸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님들 역시 오늘 같은 날은 식당에서 가족 외식을 계획할 수 있겠지만, 밀폐된 환경이 위험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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