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지 말고, 몸 따뜻하게 하고!"
마스크를 쓴 채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한 수험생에게 부모들은 연신 이같이 당부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수능 한파에 수험생들은 얇은 옷을 여려 겹 껴입고, 보온병이나 무릎 담요 등 방한 용품을 챙겨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치러진 3일 서울의 각 고사장 입구에선 떠들썩한 응원전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수험생들과 짧게 포옹을 나눈 가족들 역시 교문 앞에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곧장 발길을 돌려 귀가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서울시가 시험장 앞 응원을 금지하고, 학부모들에게는 교문 앞에서 대기하지 말 것을 당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국에 공부를 하느라 더 힘들었던 수험생들은 부모와 헤어지며 일부 눈물을 훔치는 한편, 달라진 수험장 풍경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수험생 이모(19) 양은 "수능이 연기돼 오랜 기간 수험생활을 하다 보니 지친 것이 사실"이라며 "아는 건 다 맞추자는 각오로 시험에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모(18) 군은 "(코로나19 방역 용도로 설치된) 칸막이 때문에 문제 풀이에 방해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긴장은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초 11월 19일이던 수능 시험일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주 연기돼 이날 치루게 됐다. 처음으로 12월에 수능을 치루는 것이다.
비록 교문 앞 열띤 응원 열기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학생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응원 영상이나 문구를 올리는 것으로 응원 없는 수능의 아쉬움을 달랬다.
경기 수원에 있는 한 학교 학생들은 페이스북 등에 학생회와 1·2학년 학생들이 한마디씩 응원 발언을 외치는 영상을 올렸다. 소셜미디어에는 '수능대박', '수능만점'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수만 개 검색됐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49만3433명으로 1년 전인 2020학년도보다 10.1%(5만5301명) 줄었다.
지원자
고3 재학생 지원자는 34만6673명, 재수생·이른바 'n수생' 등 졸업생은 13만3069명, 검정고시 출신 지원자는 1만3691명이다.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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