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처분으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명이 이번 주 결정됩니다.
내일(30일) 행정재판을 앞두고 사회부 법조팀 임성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임 기자, 출석을 두고 고심하던 윤석열 총장이 결국 재판에 불출석하네요?
【 기자 】
먼저, 행정 재판에서 소송 당사자가 직접 출석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이니 만큼 윤석열 총장이 직접 재판에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왔었는데요.
아무래도 현직 검찰총장이 법정에 선다는 건 그 자체로 굉장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 조직에게도 감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들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윤 총장 측은 차분하게 '법리 다툼'으로 재판을 끌고 가는 게 실익이라고 결론 내린 것 같습니다.
【 질문2 】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게 '판사 사찰' 의혹인데, 윤 총장 측은 어떻게 재판부를 설득하려고 하는지 취재된 게 있나요??
【 기자 】
윤 총장은 딱 2가지를 중점적으로 해서 재판부를 설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추미애 장관이 윤 총장 직무배제에 앞서 절차부터가 잘못됐다고 주장할 예정인데요.
실제, 교수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법무부 감찰위원회를 패싱하고 직무배제 조치를 냈다는 절차적 문제를 짚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논란이 되고 있는 '판사 사찰' 문건 문제는 추 장관 발표 후에 뒤늦게 알았고,
문건 작성 경위나 내용으로 볼 때도 전혀 불법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인데, 그 주장의 근거가 재판부에게 먹힐지 관건입니다.
【 질문3 】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한 법무부 담당 검사의 내부 폭로가 있었다면서요?
【 기자 】
법무부에서 '판사 사찰' 의혹 감찰을 담당했던 파견 검사의 양심선언으로 볼 수 있는 폭로가 있었는데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로 파견을 갔던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는 "윤 총장의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윤 총장에 대한 수사의뢰가 이뤄지는 과정에서는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러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즉각 '재판부 문건'이 검찰총장의 징계 사유란 것엔 다른 의견은 없었다면서, 이 검사의 보고서가 삭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부분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 같은데요.
현재 사법농단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문제가 된 '물의 야기 법관 명단'을 어느 부서에도 준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4 】
윤 총장 감찰 과정을 두고 대검 감찰부의 반박이 끊이질 않다고요?
【 기자 】
'판사 문건'을 만든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법무부 간부들이 수시로 상황을 보고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법무부 심재철 검찰국장과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수시로 교감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됐는데요.
대검 감찰부 측은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라 법무부에 관련 보고가 있었고, 이를 접한 간부들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연락을 건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대검에서 윤 총장 감찰을 진행 중인 한동수 대검부장이 일선 검사에게 파견 제안을 했다가 바로 퇴짜를 맞았다고 전해지기도 했는데,
한 부장은 자신의 제안을 바로 거절한 건 아니고, 7시간 동안 숙고를 거치고 나서 거절을 한 것이라고 애매한 해명을 했습니다.
【 질문5 】
감찰위원회가 징계위원회 전날인 1일 열린다면서요?
【 기자 】
네, 징계위 하루 전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감찰위원회가 소집되면서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이달 초 법무부는 징계위 전 감찰위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규정을 열 수도 있다는 것으로 바꿔서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감찰위원들은 감찰위 선행 절차 없이 징계위가 열리는 건 절차상 맞지 않다며 '징계위 전 감찰위' 원칙을 고수해 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하루 앞서 열리는 감찰위에서는 법무부의 징계 청구와 수사 의뢰의 적절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감찰위 결론이 말 그대로 '권고 수준'으로 변경돼 추 장관이 감찰위 의견과 관계없이 윤 총장 징계를 강행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 앵커멘트 】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사태가 이번주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어떻게 전개될 지 서초동은 물론 정치권까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법조팀 임성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