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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하늘정원을 찾은 시민들이 핑크뮬리 군락지를 걷고 있다. [지홍구 기자] |
공항 인근 하늘정원에 만든 핑크뮬리 군락지 때문인데, 공사는 정부 모니터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존치하되 주변 지역으로 번식하지 않도록 꾸준히 삭초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2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직무대행 임남수)에 따르면 하늘정원은 2018년 인천시 중구 운서동 15만2700㎡(약 4만6000평) 용지에 조성됐다.
인천공항 활주로 근처에 위치해 이륙 비행기의 동체를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 행사를 열어 인기가 많다.
최근 3년간 봄·가을 행사를 보기 위해 27만 여명이 찾았고, 주말에는 2700여명이 방문하며 명소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이 자주 찾으며 코로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있다.
문제는 환경부가 핑크뮬리를 생태계 교란종 2급으로 지정하고, 전국에 식재 자제를 권고하면서 하늘정원이 직접 영향권에 들었다는 점이다.
공사는 하늘정원 조성 당시 전체 면적의 1%에 해당하는 1500㎡에 관람객들에게 인기인 핑크뮬리 군락지를 만들었다.
미국이 원산지인 핑크뮬리는 벼과 여러해살이 식물로, 꽃 이삭이 쥐꼬리를 닮아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라 부른다. '분홍 억색' '서양억색' 등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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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주변에 조성된 하늘정원의 핑크뮬리 군락지. [지홍구 기자] |
하지만 환경부가 지난 10월 전국에 핑크뮬리 식재 자제를 권고하면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으로 지정한데 이어 최근 전국 지자체에 식재 자제를 권고했다.
강한 번식력과 생존력으로 토종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핑크뮬리는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좋은 곳에서 잘자라고, 건조에 강해 척박한 토양에서도 시들지 않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인천공항은 정부가 핑크뮬리 위해성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올때까지 핑크뮬리 군락지를 존치하기로 했다.
다만 다년생인 핑크뮬리 종자가 자연발화하지 않도록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0일엔 지상에 노출된 핑크뮬리 줄기를 모두 제거했다.
인천공항은 하늘정원 핑크뮬리 군락지가 사진촬영 관람객 등으로 인해 전체 개체수의 약 20%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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