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가 가지 않는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동네 주민들의 발 역할을 해주고 있죠.
그런데 최근 더 이상 운행이 어렵다는 현수막을 붙힌 마을버스들이 운행 중인데, 업체들 역시 버스 운행을 크게 줄였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김종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번동 일대의 좁은 골목길과 비탈길을 오가는 마을버스입니다.
코로나19로 승객이 줄어든 탓에 더 이상 운행이 어렵다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강북지역에서 32년 동안 마을버스 회사를 운영하며, 지원금 한 번 받은 적 없는 업체 대표도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최종문 / 미봉운수 대표
- "운행을 하면 할수록 계속 적자예요. 은행에서 빌린 돈이 15억 원인데 이제 대출도 안 해줘요. 부실업체가 된 거예요. "
기사들은 급여를 제때 받지 못 하는데다, 버스 운행도 30%나 줄어 고용불안까지 겹쳤습니다.
▶ 인터뷰 : 현병대 / 마을버스 기사
- "한 달에 26일 일하던 걸 지금 22일 21일 이 정도밖에 못 하고 있어요. 월급도 지금 두 번에 나눠서 주거든요 그래서 생활이 어렵습니다 요즘에."
승객은 40%가 줄었는데, 고통 분담 차원에서 서울시가 적자업체에 주는 지원금 상한액을 10% 낮추면서 어려움이 더 커진 겁니다.
마을버스 운송조합은 현재 1천 원인 버스요금을 350원 올리거나, 올해 340억 원인 재정지원 액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서울시는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회계감사 등 마을버스는 아직까지 민영으로 남아 있는데, 재정지원을 시내버스처럼 다 해달라는 건 예산의 한계 때문에 어려운 부분입니다."
조합 측과 서울시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 운행 감축과 버스 기사 해고가 이어질 전망인데, 불편함은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아야 합니다.
▶ 인터뷰 : 김봉숙 / 서울 번동 (마을버스 이용 주민)
- "우리 동네는 마을버스 없으면 다니질 못해요 내가 뭐 차가 있어서 운전하는 것도 아니고. (걸어 다니면) 다리도 아프고 비탈이에요 우리 동네는."
매일 100만 명이 넘게 이용하는 마을버스,
위태로운 운행 속에 적색 신호를 만났습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