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로 인해 사망한 사람 10명 중 9명은 사망 전 3개월 이내에 주변 정리 등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징후를 알아 챈 유가족은 약 20%에 지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중앙심리부검센터와 함께 27일 '2020년 심리부검면담 결과보고회'를 통해 5개년(2015~2019년) 심리 부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자살사망자 566명과 이들의 유족 683명에 대한 심리 부검 면담을 시행한 결과다.
조사 결과 자살사망자 566명 중 93.5%가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냈지만. 이를 주변인이 인지한 경우는 119명(22.5%)에 불과했다. 이들의 경고 신호는 사망 3개월 이내에 관찰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주변 정리' 같은 신상 변화는 91.2%가 사망 3개월 이내에 보였다. 또 이중 상당수가 자살이나 살인 등 죽음과 관련한 언급을 직접적으로 했고 자기비하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의 징후를 연령별로 살피면, 34세 이하는 외모 관리에 무관심해지거나 신체적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35~49세는 대인기피, 50~64세는 식사상태 및 체중 변화, 65세 이상은 소중한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행동 변화를 주로 보였다.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위험 요인을 연령대별로 분석해보면, 상대적으로 20대는 친구·연인 등 '관계'의 어려움에서 비롯됐다. 30대는 직장 내 문제가 꼽혔고, 40대는 경제적 어려움, 50대는 음주·도박 등
또 자살사망자 중 88.9%가 정신건강 문제를 가졌는데, 이 가운데 우울장애가 가장 높은 비율(64.3%)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치료나 상담을 받은 사람은 절반(51.8%)에 불과했고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 경우는 46.6%에 그쳤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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