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재판부 사찰 의혹'에 대해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불법사찰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추 장관은 입장문을 내고 "헌법가치를 훼손하는 판사 불법사찰 문건의 심각성과 중대성, 긴급성 등을 고려하여 직무집행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또 "개별 검사가 의견을 나누는 차원을 넘어 판사들에게 이념적 낙인을 찍고, 모욕적 인격을 부여하며, 비공개 개인정보 등을 담은 사찰 문서를 작성, 관리, 배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변호인이 해당 문건을 공개하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법원과 판사들에게는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는 것에 크게 실망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사들이 이번 판사 불법사찰 문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고 당연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고 너무나 큰 인식의 간극에 당혹감을 넘어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동안 국민들과 함께 해 온 검찰개혁 노력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판사 불법 사찰 문제는 징계·수사와는 별도로 법원을 포함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일이 관행적으로 있었는지, 특정 목적을 위해 이례적으로 작성된 것인지 등을 숨김없이 논의해 국민께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추 장관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검찰 조직의 집단 반발 움직임에 대해서는 "검찰조직이 받았을 충격과 당혹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앞으로도 대내외의 다양한 의견들을 충분히 참고하여 법과 절차에 따라 징계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징계를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서영수 기자 / engmat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