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후 '카공족'의 일상이 사뭇 달라진 가운데, 거리두기 개편·격상으로 또 한 번 그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4일 0시를 기해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이 방침에 따르면 카페 안에서는 음료 섭취와 착석이 금지되고 프렌차이즈 카페는 물론 동네 개인 카페도 포장과 배달 주문만 가능하다. PC방, 학원, 스터디카페, 독서실 등에서도 좌석 한 칸 띄우기(칸막이 있는 경우 제외)를 해야 하고 음식 섭취는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갈 곳을 잃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핫플레이스'로 모텔 등의 숙박업소가 급부상하고 있다.
"모텔에서 공부하는 것도 괜찮던데요?"
자신이 이른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는 임모씨(26)는 최근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생각이 많아졌다고 한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느라 원래도 학교 도서관과 사설 독서실·스터디 카페 등을 주로 이용했던 임씨는 기분 전환을 위해 일반 카페도 자주 방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서관/독서실 이용에 제약이 생기고 카페 착석도 금지되자 조씨는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임씨가 떠올린 것은 "모텔에서 공부하기"와 "애어비앤비에서 공부하기"였다.
그는 앞서 9월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때 스터디 팀원들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한 모텔을 예약했다. 임용고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임씨는 "모텔에서 공부하는 것도 괜찮던데요?"라며 "카페에 못 가도 환경이 바뀌니 기분 전환이 됐다"고 이용 후기를 들려줬다. 다만 '모텔'이라는 장소 특성상 공부하기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 때문에 임씨는 지난 24일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처가 떨어지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친구와 지역 공유 숙박 서비스 '에어비앤비'를 통해 영등포구의 한 숙박업소를 예약했다고 밝혔다.
임씨와 함께 이 숙소를 이용한 민모씨(26)는 "스터디 하러 에어비앤비에는 처음 와 본다"면서도 "조용하고 좋았다. 많은 인원이 와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숙박업소 사용으로 인한 풍선효과 우려"
수도권 거리두기 격상으로 음식점·술집·카페 등의 영업이 제한되자 숙박업소와 파티룸 등을 찾는 이용객이 늘어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카공족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카페나 술집 대신 호캉스나 홈파티 등을 위한 밀폐된 숙박업소를 찾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분석한 내용에 다르면 지난 10월 안드로이드OS 기준 숙박앱 '여기어때' 사용자 수는 144만2500여 명으로 조사됐다. 다른 숙박앱 '야놀자'도 지난 10월 앱 사용자 수가 지난해 같은달 155만 명보다 약 18만 명 증가한 173만53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파티룸 등 숙박업소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각 지자체의 소독작업과 방역지침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대한 생각을 '개인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대면 만남 최소화가 최선의 방역"이라고 강조했다. 방역 사각지대인 숙박업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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