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온라인에서 '살인 안 들키는 법'까지 검색한 2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제7군단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25일 살인 및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일병 A씨(22)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6일 군사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자 휴가를 활용해 지난 5월 20일 여자친구를 찾아갔다.
A씨는 이날 경기도 안성시 소재 여자친구 오피스텔에 찾아가 '다시 만나달라'고 구애했지만 거절당했다.
A씨는 나가달라는 여자친구의 요구를 거부한 채 버텼지만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강제로 퇴거됐다.
문제는 그다음 날이었다. A씨는 여자친구 오피스텔에 몰래 들어가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여자친구가 퇴근하자마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여자친구를 60여 차례 찔러 살해했다.
군사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이성 문제로 다툼이 있었고 이에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디지털포렌식 수사 결과 A씨가 범행 전 '살인 안 들키는 법' '여자친구 죽이기'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인터넷에 검색한 사실이 밝혀졌다.
더불어 A씨는 여자친구에게 "너도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에도 A씨는 "여자친구에게 벌을 내린 것"이라고 말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강한 집착으로 범행을 계획했다"며 "피해자의 직장동료가 문을 열라고 요구하는 순간에도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원한을 줬을 만한 근거가 없었음에도 과도한 의심과 집착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획성과 피해자 유족의 엄벌 탄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함으로써 범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좌절감과 억압이 내부에 잠재하는 폭력을 행동화하게 한다"며 "인간관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개
고범준 변호사는 "데이트 폭력이 흉악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수사기관이 데이트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법원도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해야 연인 간 극악무도한 범죄를 근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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