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호계서원에서 서애 류성룡과 학봉 김성일의 위패 중 어느 것을 상석에 둘 것인가를 두고 '병호시비'가 벌어졌죠.
두 문중 간 갈등이 400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심우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의관을 갖춘 유림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구한말 서원 훼철령과 댐 건설로 수몰 위기를 겪은 호계서원을 다시 세운 날이기 때문입니다.
호계서원은 선조가 1573년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려고 세웠습니다.
하지만, 1962년 서애 류성룡과 학봉 김성일의 위패가 봉안되면서 '병호시비'가 불거졌습니다.
서애와 학봉의 위패 중 어느 쪽을 상석인 퇴계의 좌측에 두느냐를 놓고 400년간 논쟁이 벌어진 겁니다.
경북도가 호계서원을 복원하면서 400년 만에 대타협이 이뤄졌습니다.
▶ 인터뷰 : 이철우 / 경북도지사
- "영남 유림의 대통합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잘 알려진 병호시비를 완전히 해결하고 이제 다시 유림이 하나로 돼서 우리 영남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범이 되는…."
두 문중은 퇴계 왼쪽에 서애, 오른쪽에 학봉의 위패를 봉안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종길 / 학봉 김성일 15대 종손
- "유림이 더 화합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어서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 인터뷰 : 류창해 / 서애 류성룡 15대 종손
- "이번을 계기로 영남 유림이 화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북도는 유림을 대통합한 호계서원을 정신문화 유산으로 보전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