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약재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환자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약값을 올려달라며 제약사가 공급을 중단한 건데요.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66살 신병출 씨는 혈액 속에 응고 인자가 없어 피가 나면 멈추지 않는 혈우병 환자입니다.
언제 생길지 모르는 출혈 때문에 걱정인 신 씨는 최근 난처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제약회사가 신 씨가 사용하던 혈액응고제 노보세븐의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신병출 / 혈우병 환자
- "약이 있어야 마음도 편하고 약이 없으면 의지할 곳이 없어요."
국내 혈우병 환자는 2천여 명, 이 가운데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볼 수 없거나, 항체가 생긴 환자 60여 명이 신 씨와 같은 처지에 놓였습니다.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 측은 지난해 말, 덴마크의 크로나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이유로 건강보험공단에 약값을 올려달라고 신청했습니다.
협상이 지연되면서 제약사는 약재 공급을 중단했고, 재고는 모두 바닥났습니다.
▶ 인터뷰 : 김효철 / 아주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 "지금 완전히 품절입니다. 저희가 노보세븐 약으로 마지막까지 유지하고 있던 병원인데…, 공급이 안 될 경우는 출혈이 심각해 져서 나중에 생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제(8일)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측의 협상은 5개월 만에 최종 결렬돼, 약값 결정은 보건복지부 약가조정위원회로 넘어갔습니다.
환자들은 자신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인터뷰 : 김영로 / 한국코헴회(혈우 환우 협회)
- "제약사는 필수의약품 공급 중단에 대해서 어떤 말로도 설명될 수 없고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책임져야 할 정부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
약가조정위원회는 60일 안에 노보세븐의 가격을 최종결정하게 되지만, 제약사에 대한 강제조항이 없어 필수 의약품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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