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사살된 공무원의 아들 17살 이 모군이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과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의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고인과 유족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이 군의 어머니이자 고인의 전 부인인 41살 권 모씨는 김기윤 변호사와 함께 오늘(20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 의원과 김 청장, 윤성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 김태균 해경청 형사과장이 피격 공무원과 유족의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 의원은 지난 9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월북은 반국가 중대범죄이기 때문에 월경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막고, 그래도 계속 감행할 경우는 사살하기도 한다"고 적었습니다.
해경은 지난달 22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격 공무원의 도박 기간과 횟수, 금액을 세세하게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군은 진정서에서 신 의원 글에 대해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내용으로 고인의 유가족과 진정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 정신적 가해행위를 한 것으로서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해경에 대해서도 "월북 여부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금융자료를 집중적으로 발표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기자회견에 미성년자인 이 군의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한 권 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민감한 개인 신상에 대한 수사정보를 대외적으로 발표해 명예살인을 자행했고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에게 도박하는 정신 공황 상태의 아빠를 둔 자녀라고 낙인찍어 미래를 짓밟았다"고 말했습니다.
유족 측은 이 군이 어머니 권 씨에게 '죽고 싶다'고 말하는 등 심정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해경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권 씨와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 후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이 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정신적 상태가 심각해서 지금까지 진정을 못 내고 다독거리다가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서 이렇게 진정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