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강제추행 사건 관련해 20일 부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부산지검은 이날 수사관 20여 명을 동원해 시청 정보화담당관실과 인사과, 신진구 부산시 대외협력보좌관 사무실, 재난대응과 등지에서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장소를 보면 검찰의 수사는 오거돈 전 시장 강제추행 사건과 지난 7월 폭우 때 3명이 숨진 부산 동구 초량 지하차도 사고를 겨누고 있다.
오거돈 강제추행 사건은 경찰이 사건 발생 후 넉달 간 수사를 거쳐 지난 8월 25일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경찰이 넘긴 수사를 보강하는 한편 무혐의 결론을 내린 사안에 대해서도 다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원점에서 수사를 하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경찰은 당초 오 전 시장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는 물론 사건무마 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10여가지 범죄 혐의를 두고 수사를 벌였으나 강제추행 혐의만 적용해 수사를 종결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배경을 두고 법조계 주변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사건 무마를 위해 직권을 남용했는지와 관련된 증거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초 업무시간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불러 성추행을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지만 사퇴는 4·15총선이 끝난 뒤 같은 달 23일 이뤄졌다. 경찰은 사퇴 시기를 총선 후로 정해 선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오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수사 결과 발표에서는 "압수수색과 통화내역 수사결과 사퇴시기는 오 전 시장이나 오전 시장 측에서 정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 부문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강제추행 이후 사건 무마와 관련한 직권남용에 대해서도 "보좌관 1명이 소통 창구 역할을 한 것이고, 직권 남용이 인정될 만한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재난대응과 등지도 수색해 관련 문서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7월 폭우로 지하차도에서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받는 직무유기 혐의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당시 총괄책임자인 변 권한대행에게 지시 불이행 등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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