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어제(17일) 김해신공항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총리실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은 확장성 등 미래변화에 대응이 어렵고 지자체 반대 시 산악장애물 제거가 필요해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며 "국토부는 지난해 6월 부·울·경 3개 단체장과 합의한 합의문에 따라 검증위의 검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앞서 2016년 외국 전문기관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연구 결과에 따라 김해신공항을 동남권 관문 공항의 최적 입지로 확정하고 기본계획을 검토해왔습니다. 이는 신공항 입지를 두고 대립하던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국토부는 당시 공항 인근의 산악 장애물을 깎지 않고도 안전한 비행 절차 수립이 가능하다고 보고 산악 장애물을 존치하는 것으로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법제처는 산악 장애물을 존치할 경우 지자체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검증위는 김해신공항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한 검증위 검증 결과에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한 만큼 향후 총리실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후속 조치 방안을 조속히 마련토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신공항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토부 항공정책실은 검증위 발표에 대해 공식 입장 외에 극도로 말을 아꼈습니다.
국토부는 최근까지도 김해신공항은 안전성 등에 문제가 없으며 기본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특히 검증위에서 김해신공항이 부적절하다고 결론을 낸다고 해도 바로 가덕도로 후보지를 결정할 수는 없으며, 수요조사부터 시작해 후보지 선정·평가, 최종 입지 선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향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총리실의 검증보고서를 이제야 받아서 아직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이런 태도 변화를 두고 일각에선 총리실 검증위가 가동된 만큼 국토부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의견과 더불어 국토부가 정치권의 '압박'에 밀린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이달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타당성 검토 용역비 20억 원을 두고 당정 간
국토부 내부에서는 불만의 기류도 감지됩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신공항 문제가 선거와 결부된 정치 이슈가 되는 순간 이미 우리 부의 손을 떠나버린 것 같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신공항 문제처럼 갈등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 소신과 원칙을 갖고 일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