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김해신공항안(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이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타당성 검증 결과 "김해신공항안은 안전, 시설운영·수요, 환경, 소음 분야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업 확정 당시 국제공항으로서의 비행절차 보완과 서편 유도로 조기설치 필요성, 확장성 제한, 소음범위 확대 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는 게 검증위의 판단이다.
특히 검증위는 안전성 문제와 함께 국토교통부가 활주로 신설을 위해 공항 인근의 산을 깎는 문제를 두고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은 점을 절차상 흠결로 봤다.
앞서 법제처는 '공항 시설 확장을 위해선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검증위는 "산악 장애물은 원칙적으로는 방치해서는 안된다. 예외적으로 방치하려면 관계 행정기관장의 협의 요청이 필요하다는 것이 법제처의 해석"이라며 "이를 고려하지 않은 김해신공항안은 결과적으로는 법의 취지를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증위의 판단에 김해시는 안전·소음 문제 등 우려가 해소됐다고 환영하면서도 신속한 재추진을 촉구했다.
대구시는 반발하고 나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산시는 환영 의사를 표했다. 강진수 가덕신공항 유치 국민행동본부 사무총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김해공항 확장 안이 백지화된 건 부·울·경이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부산시는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김해 신공항 사업의 백지화를 전제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발의키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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