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야구선수한테 폭행을 당한 남편이 건강과 직장을 잃었습니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한순간에 아이큐 55와 지적장애인이 된 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올라온 이 청원에는 17일 오후 2시 30분 기준 9만1500명 이상 동의했다.
피해 남성의 아내인 청원인은 "사건이 일어나던 날 남편과 가해자는 술자리를 함께했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가해자와 남편의 사소한 실랑이가 시작되자 가해자가 남편의 얼굴을 가격했다"면서 "가해자는 야구선수 출신의 덩치도 크고 힘 좋은 남성"이라고 적었다.
청원인은 "가해자의 얼굴 가격으로 남편은 시멘트 바닥에 쓰러지면서 머리를 부딪혀 바로 정신을 잃었다"며 "가해자와 그의 친구가 남편을 차로 옮겼으나 이상함을 눈치챈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일어나지 못하고 사고 장소에서 집까지 오는 동안 눈물을 흘리고 코피를 흘리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며 "구토하는 모습이 이상해 가해자가 아닌 본인이 직접 119에 신고했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또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거친 후 뇌 경막하 출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상대방은 병원에 같이 가 수술실에 들어가는 제 남편을 봤음에도 폭행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고, 술에 취해 혼자 어디에 부딪힌 것 같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편은 빠른 수술로 운 좋게 살아났지만, 현재 귀 한쪽의 이명과 인공 뼈 이식으로 인해 머리 모양이 잘 맞지 않고 기억력 감퇴와 어눌한 말투, 신경질적인 성격, 아이큐 55 정도의 수준으로 직장까지 잃게 돼 저희 집안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 "가해자가 사고 이후 바로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직접적인 사과 없이 형량을 줄이고자 공탁금 1000만원을 법원에 넣었다가 다시 빼가는 등 미안해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가해자와 피해자 부부는 한동네에 사는 이웃으로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통해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는 폭행치상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피해자 측의 항소로 곧 2심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 가해자 측은 16일 한 언론과 통화에서 "피해 남성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며 "피해자를 택시에 태워 보내려고 했는데도 다시 내려 끝까지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고 당시 쓰러진 피해자가 코를 골고 있어 기절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폭행이 아닌 간질로 인해 기절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가해자 측은 또 "상대방이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며 "사과를 해도 보여주기식이라고 말하니 더 사과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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