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세 자릿수를 나타내면서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입니다.
특정 시설이나 장소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지는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없는데도 요양원, 의료기관, 군부대, 기업, 직장, 지하철역, 가족·지인모임 등을 고리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발적 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신규 확진자 규모가 연일 커지고 있습니다. 다시 '대유행'이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부가 비교적 확산세가 가파른 수도권과 강원권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가능성을 경고하는 '예비 경보'까지 발령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당분간 코로나19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방역 대응에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오늘(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208명으로, 직전일인 14일(205명)에 이어 이틀 연속 200명 선을 넘었습니다.
200명대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본격화했던 9월 초(9월 2일 267명) 이후 두 달여 만입니다. 특히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대폭 줄어든 주말 결과임에도 200명대가 나온 것은 심상치 않은 일입니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를 일별로 보면 124명→97명→75명→118명→125명→145명→89명→143명→126명→100명→146명→143명→191명→205명→208명 등으로, 보름간 단 3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100명을 넘어섰습니다. 200명대도 이틀이나 됐습니다.
전날 각 지방자치단체가 집계한 통계로 추정하면 이날 오전 발표된 신규 확진자 수도 200명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역당국이 유행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는 '지역발생' 확진자 규모도 우려스러운 형국입니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닷새 연속(113명→128명→162명→166명→176명) 100명대를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3일부터 사흘 연속(113명→109명→124명) 100명대를 기록했습니다. 수도권의 최근 1주일(11.9∼15)간 일평균 확진자는 89.9명으로, 1.5단계 기준(100명 이상)에 다가섰습니다.
강원의 경우 지난 9일부터 일별로 11명→3명→8명→6명→23명→18명→19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면서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이미 1.5단계 범위(10명 이상)에 들어왔습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코로나19가 지역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상 곳곳으로 침투하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수도권의 경우 서울 동대문구 에이스희망케어센터(누적 65명)를 비롯해 강남구 역삼역(31명), 용산구 국방부 직할 국군복지단(19명),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 및 안양시 요양시설(159명) 관련 등 다양한 시설과 장소를 고리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강원과 충청, 호남권에서도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강원 철원군의 한 장애인 요양원에서는 이틀 전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해 총 6명이 확진됐으며 또 인제군 지인모임(29명)과 강원 교장 연수 프로그램(16명) 사례에서도 추가 감염자가 하나둘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밖에 충남 서산 군부대(9명), 충남 아산의 한 직장(49명), 광주 전남대병원(9명), 전남 광양시 기업(25명) 등에서 비수도권 곳곳에서도 감염의 불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일단 수도권과 강원권에 대한 거리두기 단계 격상 가능성을 알리는 예비 경보를 발령하는 동시에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해 국민 개개인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를 재차 요청했습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대국민 호소문에서 최근의 확산세를 언급
그는 이어 "거리두기 격상은 국민의 일상과 서민경제에 큰 어려움을 야기하는 만큼 1단계에서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하면서 밀폐·밀집·밀접한 '3밀 환경' 주의,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