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덕실마을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광복 직후 귀국해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이를 기념해 포항시는 2011년 덕실마을 내 용지 899㎡에 사업비 14억 5000만원을 들여 '덕실관'을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덕실관에는 이 전 대통령의 각종 이력을 담은 사진과 안내문, 학창시절 생활기록부 등이 전시돼 있다. 덕실마을 주변에도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이 전 대통령 생가도 복원하고 생태공원으로 꾸며놨다. 한 때 덕실마을은 이 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08년 48만명이 찾을 정도로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여명에 불과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다 이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까지 겹치면서 방문객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대통령 생가에도 발길이 뚝 끊겼다.
13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덕실마을을 찾은 관람객은 2016년 15만 7196명, 2017년 11만 1995명으로 관광객이 1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2018년 5만 234명, 지난해 2만 6187명으로 절반 가량 줄었고 올해는 5620명에 그쳤다. 이는 덕실마을 관람객이 공식 집계된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역대 최저 기록이다.
역대 대통령 생가 중에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진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역시 올해 방문객은 예년에 비해 90% 이상 줄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2012년 55만 4315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해 2018년 20만 1348명에서 지난해(23만 1067명)는 소폭 늘었지만 올해는 1만 9595명에 그치고 있다. 대구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방문객도 2018년 2만 4686명에서 지난해 4만 769명으로 급증했지만 올해는 1만 7146명으로 전년 대비 58%나 감소했다.
올해 대통령 생가 방문객들이 급감하자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의 생가 관리 지원을 중단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포항시민연대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최근 유죄 판결을 받은 이명박 전 대통에 대한 기념사업에 대한 일체의 지원을 즉각 중단하고 덕실관 등 기념시설에 대해 새로운 활용방안을 마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역시 세금 지원을 놓고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현재 대구시는 생가 관리를 위해 문화관광해설사 1명과 환경미화원 인건비 등으로 매년 3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중이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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