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 필요한 서민 등을 대상으로 "김미영 팀장입니다"라는 방식으로 꼬드겨 7천여만원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신진화 판사는 "사기,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채 모씨(47)에게 지난 11일 징역 3년을 선고하고 피해자 두명에게 각각 990만원, 18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채씨는 지난 5월 대출을 가장해 돈을 뜯어내기 위해 다소 복잡한 방식을 사용했다. 그는 대출이 필요했던 한 피해자들에게 "A저축은행 김미영 팀장"이라고 접근한 후 "대출신청을 하려면 기존 대출이 어디에 얼마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어플을 설치하도록 해 인적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채씨는 이후 피해자에게 "연체 기록이 있다"며 보이스피싱 일당을 저축은행 직원으로 속여 소개했고, 이 가짜 직원은 피해자에게 "통장거래를 할 수 없으니 일단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직원에게 전달하라"고 재차 속였다. 최종적으로 채씨는 강남구의 사무실에서 자신을 '이 모 대리'라고 소개하며 그달 5명의 피해자로부터 7928만원을 가로챘다. 이후 PC방에서 해당 저축은행 명의로 위조해 만든 '강제 납부 증명서'를 피해자에게 전달해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채씨는 같은 기간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전달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지정하는 계좌로 무통장 입금하고 수수료를 받는 현금 수거책 역할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월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은 피해자 두명으로부터 각각 1088만원, 1600만 원을 건네 받아 보이스피싱 측이 지정한 계좌로 무통장 입금했다.
판사는 "피고인은 범행 과정에서도 일체의 주저함 없이 범행을 완수했고, 그때마다 상당한 수익을 챙겼다. 피해자들의 피해도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며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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