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전 10시 30분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 서방 6마일 해상에서 어업지도 활동을 하던 인천 201호 어업지도선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와 경기도에 등록된 어선만이 조업할 수 있는 인천 앞바다에 전라남도 어선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9.77t짜리 어선은 전남 신안군에서 북상해 불법 조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창안에서는 불법 조업으로 잡은 젖새우 700kg이 발견됐다. 인천시는 불법 조업 어선에 대해 수산업법 위반 혐의(시도경계위반)로 전남 신안군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인천 어심(漁心)이 타들어 가고 있다. 근해 어장이 중국 불법 조업 어선의 타깃이 된 것도 모자라 연안 어장까지 타 지역 어선의 먹잇감이 되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김장용 젓갈로 인기인 젓새우철(8월 중순~10월)에 인천 연안에서 총 7척의 타 지역 어선을 적발했다. 전남 선적 4척, 충남 선적 3척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척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이들은 덕적도와 굴업도 인근 해역에 젓새우 어장이 형성되자 시도 경계를 위반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불법 조업을 강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산 당국에 적발된 어선은 7척에 불과하지만 어민들은 평소 20척 안팎의 어선이 전라도와 충청도에서 올라와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인천에는 150여척의 젓새우 잡이 어선이 있다.
타 지역 어선의 조업 방식은 중국 어선 수법과 판박이다. 야간 등 단속이 어려운 시간대에 집중 조업을 하거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시·도 경계선 밖에 대기하는 등 갈수록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
경인북부수협 관계자는 "전국 젓새우 생산량의 60~80%가 경인연안에서 잡히다 보니 타 지역 어민과의 분쟁이 빈번하다"면서 "인천시와 옹진군 어업지도선이 단속을 하고 있지만 더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시 정종회 수산과장은 "시·도 경계 해역에 어업지도선을 배치해 불법 조업 단속을 강화하고, 해경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인천 어민들은 연안 해역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10월까지 해경이 적발한 서해 NLL 불법 외국 어선은 457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6척) 보다 31척이 늘었다. 특히 10월에는 104척이 적발돼 전년 대비(56척) 배 이상 늘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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