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추진하는 공공배달앱(배달특급)의 중개수수료 산정을 놓고 사업을 주관하는 경기도주식회사와 예산을 심의하는 경기도의회가 이견을 보여 시행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경기도 산하 경기도주식회사는 '배달특급' 1차 시범사업 지역으로 화성, 파주, 오산 등 3개 시를 선정하고 이달 하순쯤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경기주식회사는 사업 시행을 앞두고 가맹점주가 내는 중개수수료를 2%로 산정한 뒤 올해 디지털 SOC 구축 사업비 33억원을 편성, 도의회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도의회는 지난 9월 추경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중개수수료를 1%로 인하하는 조건으로 디지털 SOC 구축 사업비를 12억원 감액한 21억원만 통과시켰습니다.
도의회가 조건부 승인한 디지털 SOC 구축 사업비는 주로 프로그램 개발·설치비 등으로 가맹점에 지원되는 예산입니다.
대신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신규시장 진입에 필요한 기반 구축과 소비자를 유인하는 광고·마케팅 관련 운영비는 중개수수료를 받아 조달할 계획이었습니다.
부족한 운영비는 경기도주식회사의 자체 자본금과 사업운영자인 NHN페이코 컨소시엄선의 자금을 선투자금 방식으로 해 충당하기로 했습니다.
최소한의 중개수수료를 받아 지자체 재정 부담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 자생력을 갖추는 모델로 설계된 것입니다.
이와 달리 전북 군산(배달의 명수), 인천 서구(배달서구) 등 기존 공공배달앱의 경우 중개수수료가 없는 대신 배달앱 운영비를 지자체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맹점이 늘고 운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자체의 예산 부담이 가중됩니다.
경기도 배달특급의 경우 애초 설계한 대로 중개수수료를 2% 받을 경우 올해와 내년에 70여억원, 2022년 20여억 등 최소 3년간 적자가 발생하고, 2023년에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중개 수수료를 1%로 낮추면 올해와 내년은 물론 매년 80억∼9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사업대상 지역이 확대될수록 적자 폭이 비례해서 커질 것이라고 경기도주식회사는 예상했습니다.
이런 손익분석은 배달특급의 시장점유율(매출액)을 올해 3%(6천만원), 내년 9%(22억원), 2022년 15%(63억), 2023년 20%(99억원), 2024년 25%(123억원)로 설정해 자체 분석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경기도주식회사는 아직 도의회가 지난 9월 의결한 조건부 예산 심의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도의회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만약 중개수수료 1% 인하 조건을 수용해도 부족한 운영비를 내년도 예산(74억→107억원)에 추가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또 다른 진통이 예상됩니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중개수수료를 배달앱 시스템 운영과 프로모션 등에 활용하는 자생력을 갖춘 모델을 구축하고자 중개수수료를 2%로 산정했다"며 "수수료를 낮추면 소상공인 부담도 줄지만 그만큼 도 예산이 지속해서 투입되면서 자생력은 떨어지고 사업의 불확실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는 배달특급이 지역화폐 연계 방식으로 구축돼 운영 초기 홍보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중개수수료를 1% 더 낮춰도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은주 도의회 경제노동위원장은 "수수료율을 더 낮추라고 하는 것은 공공배달앱을 통해 물품을 판매할 상인들에게 원가 이외에 부담하는 지출을 줄여 수익을 더 낼 수 있게 해주려는 취지"라며 "중개 수수료를 1% 더 낮춰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일단 운영해보고 여의치 않으면 그때 가서 조정하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초기에 수수료율 지나치게 낮췄다가 나중에 인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
앞서 올해 초 배달앱 시장에서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자 이재명 지사는 배달앱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겠다며 경기도주식회사를 통해 경기도형 공공배달앱 개발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