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 체온계도 중국산?…코로나 틈타 20만개 국산으로 팔려

↑ 중국산 체온계 국내산 둔갑 판매 범죄 흐름도. [사진 제공 = 인천본부세관]

중국산 체온계 20만개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시중에 유통됐다.
수입업자는 개당 3만원인 중국산 체온계를 국산인 것 처럼 속여 최대 4배의 폭리를 취하는 등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산 체온계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혐의(대외무역법)로 수입업자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체온계 수요가 급증하자 중국산 체온계 20만4640개(시가 76억원)를 수입해 국산인것 처럼 속여 1개당 9만~12만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3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 A씨가 2개 법인을 이용해 수입한 중국산 체온계 부분품. [사진 제공 = 인천본부세관]

A씨는 법인 2개를 만들어 중국산 체온계를 수입했다. 완제품으로 수입하면 원산지(중국산)를 표시해야해 한개 법인은 체온계의 앞판부만 수입하고, 다른 법인은 뒷판부만 수입하는 수법으로 제품을 국내로 들여왔다. 수입 부품이 별개인양 수입 일자를 다르게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렇게 수입된 체온계 앞판부와 뒷판부는 국내에서 납땜 등으로 조립돼 국내산으로 둔갑됐다.
A씨는 세관 조사에서 "중국산은 국내 수요가 거의 없어 판매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했다"고 진술했다.
세관은 A씨에게 과징금 2억원을 부과하고, 미판매 분량에 대해서는 판매중지, 원산지 표시 시정을 명령했다.
세관 관계자는 "대외무역법에 부분품을 들여올 경우 원산지 미표시 대상을 규정하고 있는데 A씨는 이 부분을 악용했다"면서 "국내산업 보호와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국민안전 침해 사범에 대해서는 무관용으로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