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일대의 재개발사업 이권을 노리고 조직폭력배들이 서로 연대해 재개발 조합을 장악하려다 경찰에 일망타진됐습니다.
이들은 손바닥만 한 땅을 여러 지분으로 쪼개 각각의 이름으로 등기를 올린 뒤 분양권을 강탈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기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월, 서울 옥수동 13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 앞에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폭력조직 '신상계파'의 조직원 30여 명이 아파트 분양권을 내놓으라며 조합을 찾아와 행패를 부린 것입니다.
이들은 재개발 구역 내에 있는 30㎡, 9평 남짓의 땅을 갖고 있다며 분양권 27장을 요구했습니다.
27명이 대지에 공동등기하는 이른바 '지분 쪼개기' 수법입니다.
▶ 인터뷰 : 김철원 / 옥수 제13구역 재개발조합 이사
- "건장한 청년들이 26명이 같이 쳐들어와서, '이 도둑놈들 서면결의서 위조했다' 하면서…"
이들은 또 최근 서울 상계동 지역을 근거로 하는 또 다른 폭력조직 두 곳과 연합해 활동해 왔습니다.
지난 2008년, 상계파 행동대장 한 모 씨의 결혼식에 모여 세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결혼식 참석자
- "분위기는 전형적인 건달 행사였어요. 대내외적으로는 우리 상계파 건재하다, 그런 내부적인 단합, 외부적인 어떤 뭘 보여주는 그런 자리였어요."
상계동 지역 아파트개발 사업과 함께 성장한 이들은, 90년대 초반 와해했다가 최근 조직원들이 출소하면서 조직을 재건했습니다.
이들은 다시 조직별로 구역을 나눠 재개발조합을 장악하고, 이권에 개입하려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3개 조직, 71명을 적발해 행동대원 28살 김 모 씨를 구속하고,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재개발 사업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배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