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반공법 위반 혐의로 고문을 받고 옥살이를 한 국민의힘 이재오(75) 상임고문이 국가로부터 2억 원대의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오늘(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한성수 부장판사)는 지난달 15일 이 고문과 그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억5천647만9천996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이 소송은 이 고문이 과거 박정희 정권 당시 위법하게 체포·구속됐을 뿐만 아니라 억울한 징역형을 선고받고 사찰까지 당하는 등, 지금까지도 자신과 가족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국가에 배상을 요구하면 낸 것입니다.
재판부는 "이씨와 가족들은 이씨의 출소 이후에도 상당한 기간 사회적·경제적으로 불이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이씨와 원고들의 위자료를 이같이 정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씨에 대한)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는 통상적 업무수행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잘못을 넘어서는 것으로 불법의 정도가 중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상임고문은 1972년 유신체제 반대 시위의 배후로 지목돼 이듬해 내무부 치안국 수사관들에게 강제 연행돼 구속됐고, 1심에서 불온서적 등을 유포했다는 혐의(반공법 위반)로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수감생활 280일 만에 풀려난 이 상임고문
이 상임고문은 이 판결에 관해 2014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지난해 8월 재심 대상 판결을 파기하고 45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상임고문은 이후 과거 구금기간에 대한 보상을 청구해 국가로부터 9천300여만 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받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