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은 수면제를 탄 차를 남편에게 의도적으로 마시게 했다. 그런 뒤 잠든 남편 옆에서 자던 네살 의붓아들의 등 위에 올라타 침대에 얼굴이 파묻혀 숨을 쉬지 못하도록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께 청주에서 발생한 의붓아들 사망 사건과 관련, 고유정의 범행으로 본 검찰이 법원에 기소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1심과 2심 재판부에 이어 대법원도 오늘(5일) 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결국 고유정에게 의붓아들 살해죄를 물을 수 없게 됐고, 뚜렷한 증거가 새로 발견되지 않은 한 이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게 됐습니다.
사건이 이렇게 흐른 데는 고유정의 범행 내용을 뒷받침할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붓아들이 강한 외력으로 숨을 쉬지 못해 숨졌고, 고유정이 이 사건 4개월 전인 2018년 11월 수면제를 처방받았으며, 유산한 아이에 대한 관심보다 의붓아들을 아끼는 남편의 태도에 적개심을 품게 됐다는 게 검찰이 내놓은 증거였습니다.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책임을 남편의 잠버릇 탓으로 돌렸는가 하면 치매노인 베개 질식사 뉴스를 검색한 일이 있고 사건 발생 직후 혈흔이 묻은 매트리스를 버린 것도 정황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고유정이 의붓아들은 살해했다는 직접증거는 되지 못했습니다. 정황증거와 간접증거일 뿐입니다.
1심, 2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고유정의 의붓아들 살해 동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할 수 없다면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잠을 자던 남편의 신체에 의붓아들이 눌려 질식사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보면서도 고유정의 범행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검찰은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해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를 이유로 상고했지만 대법원 역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외부인이 드나든 흔적 없이 고유정과 남편, 의붓아들만 있던 집에서 외력에 의해 숨을 쉬지 못한 채 숨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의심이 강력하게 들기는 하지만 대법원 선고에 따라 이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며 "범죄를 입증할만한 직접증거가 나온다면 재심 신청이 가능하겠지만 이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망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