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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남소방서 양승춘 구조대장, [사진 제공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
경기 하남소방서 양승춘 구조대장(56)은 5일 손사래를 쳤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 학생을 12년간 후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데 대한 언론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
양 대장은 2008년 TV를 보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단둘이 어렵게 살고 있는 7살 강화도 소녀의 딱한 사연을 접했다.
"도와줘야 겠다"는 생각에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소녀 어머니의 은행 계좌를 받았다. 당시 양 대장에게는 초등학교 1학년생 둘째딸이 있어 한살 어린 소녀의 사연이 남같지 않았다.
양 대장은 매달 자신의 월급 일부를 떼어내 소녀에게 보냈다. 성과금이 있는 달엔 더 얹어 보내기도 했다.
몇 년이 지나고 소녀 어머니는 "지금 후원으로도 충분하다"며 양 대장을 걱정했지만 "아이가 대학에 갈때까지 후원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후원을 이어갔다.
양 대장 후원은 올해 결실을 맺었다. 소녀는 어느 덧 자라 올해 초 대학 신입생이 됐다. 지난 2월에 보낸 후원금은 마지막 송금이자 '대학 입학 축하금'이 됐다.
양 대장은 보이지 않는 선행은 또 있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직원의 어린 자녀 2명도 3년간 매달 후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2년 소방관으로 임용된 양 대장은 삼풍백화점 붕괴(1995), 이천 냉동창고 화재(2008), 일본 대지진(2011) 등 국내·외 대형 재난현장에 몸을 던진 베테랑 구조대원이다.
재난현장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하면서 봉사와 후원의 마음이 더 싹트였다. 퇴직까지
양 대장은 "(후원)아이는 제 자식과 마찬가지"라면서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방관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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