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도심에 갑자기 출몰하는 벌 때문에 119구조대가 출동하는 일이 요즘 빈번한데요.
이 벌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소방서 옥상이 양봉장으로 바뀐 곳이 있다고 합니다.
이제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벌통 주변에 꿀벌이 가득합니다.
새까맣게 모여든 벌들이 벌 통 안으로 끈임 없이 드나듭니다.
벌통이 놓여진 곳은 다름 아닌 소방서 옥상.
오늘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꿀을 따는 날입니다.
벌통 뚜껑을 열자 벌집 안에 꿀이 가득합니다.
익숙한 솜씨로 꿀을 수집하는 김상성 소방관.
김 구조대장은 지난해부터 소방서 옥상에서 벌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벌이 줄어들면서 과실과 곡식의 수정이 어려워지고 이는 곧 수확량 감소로 이어져 식량 확보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기사를 접한 뒤 양봉을 결심했습니다.
▶ 인터뷰 : 김상성 / 광진소방서 부구조대장
- "지금은 벌을 키우면서 옥상을 녹색공간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도 됐고…지금은 모든 직원들이 모두 동참해서 열심히 키우고 있습니다."
벌을 키우기 전까지는 벌떼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수거해 살처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벌을 수거하면 소방서에 만들어 놓은 벌통에 옮겨 놓습니다.
벌을 키운다는 소식에 반색하던 동료 대원들도 이제는 김 구조대장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습니다.
▶ 인터뷰 : 김재혁 / 광진소방서 소방교
- "특히 여름에 출동 나갔다 오면 덥고 갈증도 많이 나고 피곤하고 그런데 꿀물을 한 잔씩 마시면 갈증도 해소되고 피로도 회복하고 일석이조인 것 같
갑자기 출몰하는 꿀벌이 위협이 될 수는 있지만 무작정 없애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하는 김 구조대장.
사람과 벌이 도심에서도 공생할 수 있다는 증거를 남기겠다는 김 구조대장의 꿀벌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C&M뉴스 이제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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