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수만명 해외 명품 구매 사이트 운영자…수십억대 명품 밀수 적발

↑ 밀수 피의자간 SNS 대화 내용. [사진 제공 = 인천본부세관]

인스타그램에 수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해외 명품 구매 사이트 운영자가 가족 등을 운반책으로 동원해 수십억 원 상당의 명품을 밀수하다 세관에 적발됐다.
인천본부세관은 총책 이모씨와 운반책 11명을 면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또 다른 운반책 9명을 같은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1월부터 2년 동안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몽클레어, 까르띠에 등 명품가방, 신발, 의류, 시계 등 2416점(시가 40억원 상당)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총책 이씨는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등을 통해 국내 고객들로부터 사전에 주문 받은 해외 고가 명품을 사기 위해 가족, 직원, 지인 등을 유럽으로 보냈다.
이들은 해외 현지에서 부피가 큰 포장케이스는 국제 특송을 이용해 화물로 보내고, 내용물만 휴대해 입국하는 수법으로 밀수를 도왔다.
세관에 따르면 이들은 일부 제품만 자진 신고해 세금을 납부하고, 대부분은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명품이 많이 반입되는 유럽발 항공편에 대해서는 세관 검사가 까다롭다는 것을 알고, 제 3국을 경유토록 하거나, 운반책들에게 세관 신고 요령을 교육하고 모의연습을 시키기도 했다.
국내 명품 구매자들에게는 관세, 부가세 등을 판매가격에 포함시키고, 세관 신고한 일부 물품의 영수증을 블로그 등에 게시하면서 정상적인 물품인양 가장하기도 했다.
세관 관계자는 "명품 운반을 위해 비행기값, 해외 체류비 등 부대비용이 들었지만 관세, 부가세를 신고하는 것 보다 이득이 더 커 밀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당 이득 규모가 얼마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