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음주·무면허 운전자가 또 만취 상태로 운전해 인명피해를 내자 경찰이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3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6시 10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A(67)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의 뒷부분을 들이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 차량에 타고 있던 3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A씨는 무면허였던데다가, 면허취소 기준 혈중알코올농도(0.08%)의 갑절에 가까운 0.151%의 만취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음주운전·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각각 8회·9회에 이르는 상습적 무면허 음주 운전자입니다.
특히 그는 지난 6일 혈중알코올농도 0.154% 상태로 운전하다 단속에 걸려 면허가 취소되고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불과 아흐레 만에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건을 담당한 일산 동부경찰서는 요건에 따라 차량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차량 압수 기준은 ▲ 최근 5년간 4회 이상 음주 전력자가 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 ▲ 음주운전 전력자가 음주 사망사고 야기 ▲ 5년간 2회 이상 음주 전력자가 음주 사고로 중상해 야기 등 크게 3가지이며, A씨는 첫 항목에 해당했습니다.
하지만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지난 16일 경찰의 신청을 받아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기각 사유에는 차 열쇠만 압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등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A씨의 구속영장은 지난 29일 발부됐습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며 사회적 물의를 빚자 경찰은 음주운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선언했으나, 법원이 차량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는 바람에 경찰의 이런 선언은 결과적으로 '빈말'이 됐습니다.
경찰은 최근 수개월간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음주운전 단속이 약해졌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음주·무면허 전력으로 미뤄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면 열쇠를 새로 만들어 재범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면서도 "법원 결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경찰은 다음 달 2일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