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진단을 받고 지난 2월 숨진 29살 김 모 씨의 이복동생 25살 A씨는 오늘(2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국회에서 '구하라법'이 꼭 통과돼 우리처럼 억울한 사례가 더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의 생모 B씨는 김 씨를 낳은 직후부터 연락을 끊고 지내다가, 사망 소식을 듣고는 28년 만에 나타나 보험금과 퇴직금, 전세보증금 등 1억5천만원을 챙겨갔습니다.
A씨는 "언니의 생모는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고, 발인 후 납골당에 같이 가자는 제안도 '시간이 없다'며 거절한 사람"이라며 "본인이 단독 상속자인 걸 알고는 태도가 싹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새어머니 손에 자란 김 씨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생모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합니다. 수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김 씨와 새어머니, A씨 3명이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며 지냈다는 것입니다.
A씨는 "언니가 사망하기 한 달 전 어떻게 알았는지 사촌 언니(이모의 딸)라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며 "그 뒤로 언니가 사망보험금 수혜자를 바꿔야 한다며 계속 불안해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그때는 '아직 (사망) 선고일도 한참 남았는데 재수 없게 자꾸 그런 얘기를 하느냐'며 일부러 미뤘다"면서 "지금 생각하니 언니의 말을 들어줄 걸 하는 후회가 든다"고 울먹였습니다.
생모 B씨는 딸이 남긴 재산을 가져갔을 뿐 아니라 유족이 병원비와 장례 비용을 고인의 카드로 결제했다며 A씨와 계모를 절도죄로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이 무혐의 처분을 받고 종결되자 지난 4월에는 법원에 5천500여만원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까지 냈습니다. 딸의 계좌에서 결제한 장례비 등이 자신의 재산이라는 것입니다.
A씨는 "우리 집이 부유한 것도 아니고, 엄마는 1년간 언니를 병간호하느라 일을 그만둬 수입이 없었다"면서 "제 앞으로 카드론까지 받아 병원비를 대다가 언니 사망 후 정산하려 했는데 그 돈마저 다 생모에게 갔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일도 그만두고 언니를 간호했는데, 재산은 둘째치고 남은 가족들을 범죄자로 만든다는 게 참 화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민법상 상속권이 있는 B씨를 상대로 A씨 측이 승소할 가능성은 적은 게 현실. 결국 B씨로부터 전세보증금 일부인 1천만원 미만의 돈을 받기로 합의하고 재판을 끝내야 했습니다.
A씨는 "조정기일에 재판장이 '세월호 참사 때도 봤겠지만 이런 사례가 많은데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그는 "사촌 언니라는 사람은 숨진 언니의 휴대전화로 '못 배운 거 티 난다', '처음부터 (재산을) 다 공개하든가' 등 모욕적인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며 "생모 측이 떳떳하게 살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